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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0원

5월31일 일요일.

집안 대청소를 끝마치고, 

차 트렁크좀 살펴보겠다고 심슨군과 둘이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동네 슈퍼앞 나무그늘 마루에 어머니와 슈퍼아주머니께서 앉아계셨다.


빈털털이로 집을 나온 우리는 어머니한테 만원만 달래서 홈플러스 매장으로 향했다.

쓸데없이 차 기름 없애가면서 거길 뭐하러 가느냐는 어머니의 핀잔이 아련하게 들려왔다.


사려고 계획했던 차량용품이 없어서, 아이쇼핑겸 매장 한바퀴를 삥 돌았다.

그때, 100g에 2천몇백원에 팔던 닭불고기를 100g에 천원에 판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리로 한번 가 보았다.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살까 말까 망설여졌다. 

시식해보고 맛있으면 사려고 했으나 아직 고기가 익지 않았다.

괜히 일부러 근방을 한바퀴 돌아보며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조지아 캔 2개와 데미소다(?) 1개를 묶어서 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팔고 있었다.

심슨군이 관심을 드러냈다. 


"조지아 이거 비싼건데, 되게 싸게 파네?"

"그럼 닭불고기 9000원어치 사고, 이것도 1팩 사갈까?"

"됐어.. 다음에 사지 뭐."


여전히 닭고기는 익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사기로 마음먹고 점원에게 비장하게 말했다.

"지금 우리가 딱 만원밖에 없으니까, 절대 만원 넘게 담아주시면 안돼요!"

"만원어치 넘을까봐 떨려서 이만큼밖에 못 담았다."며 웃으며 건네주신 닭불고기 가격표 9,020원.

"앗싸~! 조지아도 하나 사갈 수 있겠다."

성큼성큼 조지아 파는 곳으로 가 보았다.

"이런 -"- "

조지아 한묶음이 990원 이었다.

10원이 모자랐다.


혹시나 바닥에 10원짜리 하나 떨어져있을까하고 살펴보았지만 없었다.

기분 참 추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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