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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경제

아이들 자산관리

최근 4년 이내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없다.

자주 가는 곳이라야 네이버 랭킹 뉴스의 댓글 커뮤티니 정도, 물론 그 역시 눈팅만 하는 수준.


그런데 2009년도에 현진이를 임신했을때는 임신·출산·육아 정보를 얻기 위해서 맘스홀릭 육아카페를 자주 드나들었다. 그 당시 내가 그 커뮤니티에서 얻은 가장 실속있는 수확은 바로 이것이다.



백일상에 아이의 통장을 올려주기


그것이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계기가 되었다.

임신했을때 양가 부모님을 비롯한 친지 분들께 받았던 임신 · 출산 축하금 그리고 백일 · 돌 축하금, 세뱃돈이나 용돈 등등을 모두 이 통장에 넣었다.


제 숟가락은 제가 물고 태어난다.는 말처럼, 아이들과 관련되어 받은 돈은, 내 돈이 아니라 아이들 돈이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확고했고, 일찌감치 아이들 통장을 만들어준 김에 바로 실천해왔다.


출산준비비로 쓰라고 시댁과 친정에서 주신돈도 모두 아이들에게 주고 내가 번 돈으로 출산준비를 했고, 제왕절개수술비에 보태라고 아버지가 주신 돈도 현진이가 물고 태어난 숟가락이라 생각했다.

현진이 돌 잔치때 들어온 수입도 모두다 현진이 통장에 입금하고 돌 잔치 비용은 내가 부담했다.

2012년도 연서 출산때 산후조리원 비용에 보태라고 시어머니께서 주신 150만원도 입금자명 할머니.로 연서 통장에 넣고 나는 친정에서 엄마의 도움을 받아서 산후조리를 했었다. 육아용품을 중고로 팔아서 받은 돈 역시 아이들 통장에 넣어주었다. 니 물건 팔아서 들어온 돈이니까 니 돈이다.


어쨌든간에, 아이들 백일상에 올려주기 위해서 일명 KB 뽀로로 입출식+적립식 통장을 만들어 주었고, 이후에 아이들 몫의 돈이 생길때마다 계좌이체로 입금자명에 '누가_왜'를 표기·기록하게 되었다.

그 역시 나의 기록강박증의 발현일 수 있고, 애들 코 묻은 돈 건들기 싫다?는 생각 때문일 수 있다.



한때는 2년 넘게 네이버 가계부를 사용하면서, 또 다른 계정으로 현진이 수입도 관리하다가, 중간에 네이버 가계부를 때려쳤고, 계속해서 아이들 통장에 자체기록하고 가끔씩 잔고총액만 확인해왔다.

그러던 2016년 2월부터 리채가계부를 사용하면서 아이들의 자산도 리채로 정리하게 되었다.

리채로 우리집 가계부를 정리해서 남편과의 재산분할을 감행했고, 아이들의 자산관리도 하고, 정말로 리채가 나에게는 백익무해한 프로그램이다.


[수입]은 엑셀 일괄입력이 안돼서 [지출]로 자산 관리 (현진.HJ)


자산의 총계와 분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연서.YS)


그리고 이것을 근거로, 자산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때 그때 아이들 몫으로 들어온 돈은 '누가_왜'를 통장에 표기하여 기록해 왔었기에, 수입내역을 엑셀로 정리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았고, 그 내역들을 리채가계부에 일괄 입력해서 '1년 단위 월별 소분류 합계'를 쉽게 산출, 보고서에 반영하였다.


보고서상 기준일 현재의 자산 총계와 변동이력을 출력하고, 각각의 연도마다 월별 대·소분류 합계를 출력하고, 모든 연도의 분류별 누적합계와 세부내역까지 모두 다 출력해서 클리어파일에 정리했다.




2016.10.18 글로 쓴, 아이들 키우는데 드는 목돈은 미리 준비하되, 그 돈을 가계의 저축 자산이 아닌, 처음부터 아이들 몫으로 완전 분리를 해버리면, 그 돈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돈이 된다...던 바로 그것.


이제껏 내가 번 돈은 가계 생활비로 다 써서, 우리집 자산을 관리할 기회가 없었지만, 아이들의 자산 만큼은 내가 직접 관리해왔다.

그래서 2017년 9월 현재 기준, 현진이가 3천만원 연서가 2천만원, 둘이 합쳐 5천만원이 모아졌다.


최근 몇달전에 남편과의 가계부 정산때, 이제껏 나와 남편이 각자 아이들에게 저축했던 금액을 가계 공동지출처리 함으로써, '부모' 대분류의 합계금액은 각자 ½씩 부담한 것으로 정리했다. 그래서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미리미리 준비한 금액은 두 아이 합쳐 약1400만원, 전체의 30%가 채 안된다.


'이자' 대분류를 제외하면, 우리 부부의 돈이 돌고 돌아서 온 돈도 일부 포함돼 있다.

육아용품을 중고 판매해서 입금해준 돈을 편의상 '기타'로 분류했지만, 그 돈이 결국 '부모' 한테서 나온 돈이고, 우리에게 불로소득이 생길 때면 그 역시 반씩 나눠서 입금해주고 '기타'로 분류했다.


시댁과 친정에서 임신출산 관련 비용으로 도움 주신 돈은, 손주보다는 며느리·딸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시려는 의도가 크기에, 그 돈을 내가 꿀꺽 삼켰어도 아무도 나를 비난할 순 없을테지만, 나는 조금이라도 아이와 연관성이 있는 돈일라치면,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돈으로 완전 분리를 해서, 입금자명에 '누가_왜'의 규칙으로 아이들 통장에 넣어주고, 철저히 '누가'에 의한 분류로 정리 했다.



또한, 현진이와 연서를 예뻐하는, 아이들의 작은 외삼촌은 매번 아이들의 기념일을 챙겨주었다.

내가 보기엔 아이들 통장에 입금해주는게 제일 값어치 있겠지만, 당사자는 아이들이 실제로 갖고 싶어하는 선물들을 사주고 싶어했다. 그래서 아이들 각자 갖고 싶은 선물들을 아이들에게 직접 물었다. 때로는 나의 입김이 미리 작용한 실속있는 선물, 때로는 아이 입에서 불쑥 튀어나온-정말 쓸데 없어 보이는-선물의 액면가를 내 계좌로 입금해주면, 나는 그 돈으로 선물을 사서 아이들에게 전해주었다.


그런데 그 선물이란게 금세 싫증나고 허무하게 사라지는게 보기 안타까워서, 아이들의 외삼촌이 선물비로 보내준 돈을 입금자명 외삼촌.으로 아이들 통장에 각각 입금하고, 대신에 내가 그 선물들을 사고 가계 지출로 처리했다. 그리곤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 사진을 여러장 찍어, 아이들의 외삼촌에게 문자로 선물 인증 사진들을 보내주었다.


어차피 나는 나대로 아이들의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등의 선물들을 사준 것이고, 아이들은 그것들을 외삼촌이 사준걸로 알고, 외삼촌 역시 그렇게 알고, 대신에 아이들 통장에는 외삼촌 이름의 입금액이 한두줄씩 더 늘어나고, 자산보고서에 기록되어 뜻 깊고,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것 같았다.



아이 1명 키우는데 3~4억 드는 것을 나도 실제로 경험해나가는 중이다. 그런데 1명이 아닌 2명을 키우는 데에는 ×2가 아닌 ×1.5 의 비용이 드는 것 같다. 코스트 에버러지 효과가 아이들 양육비에도 적용된다. 어차피 아이 1명 때문에 들인 기백만원의 전집을 2명이 보기에 평균단가를 낮춰준다. 옷들을 물려 받고, 장난감을 함께 사용하고, 육아용품들을 재사용 하는 부분들이 생긴다. 아이와의 외식에서 탕수육과 유산슬을 주문하는데, 아이 한명 늘면 거기에 짜장면 하나만 추가해도 된다. 아이와 신나게 놀아주기 위해 워터파크를 가는데, 아이가 1명 늘었다고 해서 2배의 요금이 발생하는것이 아니라 1인분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고는 하는데, '제 숟가락은 제가 물고 태어난다'는 말이, 영국에서 시작된 편지 만큼이나 왠지 무시할 수만은 없는 그런 묘한 힘이 있다.

그 힘의 영향으로, 우리부부 돈 1400만원으로 아이들 자산 5000만원을 형성할 수 있게된것 같다.


지금까진 내가 생활비에 쪼들려서, 아이들의 자산 증식에 소극적이었지만, 남편과 경제권을 완전히 분리하고 생활비 지출을 공동부담키로 해서 나도 좀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매달 1~20만원이라도 고정금액을 적립할 생각이다.(물론 공동부담)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아이들 몫으로 각각 1억씩은 모아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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