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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구몬수학 우수회원 인정테스트 and 기적의 계산법

 '구몬수학 인정테스트 결과발표'와 연관된 검색어들로 이 포스팅에 유입된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이 글에 잠깐 내용을 추가합니다. 7/11(월) 오후1시34분.


 시험결과 정보는 아래의 구몬홈페이지내 결과발표 페이지에서 직접 조회하시면 됩니다.

  http://www.kumon.co.kr/study/Math_test_v.asp 

 현재까지는 공식적인 2016년도 결과발표 자료는 올라오지 않은 상태이고, 

 담당 선생님들은 결과를 먼저 알고 계신것 같은데, 조만간 위의 주소에서도 확인조회 될 듯 합니다.

 (저는 오늘 오전에 담당 구몬 선생님으로부터 인정테스트 시험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2016년 5월 28일 전국 41개 도시 52개 학교 고사장에서 치러진 구몬수학 우수회원 인정테스트.


현진이가 6살 되던해 4월에 처음으로 구몬학습지 수학과 국어 2과목을 시작했다.

7살 되던해에 구몬선생님께서 인정테스트를 받아보자 어쩌고 말씀하셨지만, 의무학습 12개월(유아기준)을 막 채운 즈음에 대회가 개최되어 필수학습진도가 애매한 상태라서 그랬는지(뒤늦게 유추해보니) 유야무야되었다. 

 지난해 가을쯤 담당 구몬선생님은 다른분으로 변경되었고 그 분 역시 올해 8살인 현진이를 인정테스트에 내보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던 4월의 어느날 인정테스트 예상문제지 3개 유형을 주시며, 20분동안 풀어서 8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이라는 간단한 설명만 해주시고 가셨다.


그로부터 며칠 후 예상문제지를 여러장 복사해서 그 중의 한개를 골라서 시간을 재고 테스트를 해본 결과 ;

뜨학!! 택도 없다!

20분동안 130문제중 79문제를 풀었고, 그나마도 11개를 틀려서 68개를 맞혔다. 점수로 치면 52점 정도.


슬슬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왜 이런 애한테 이런 택도 없는 시험을 보라고 하시는지..

준비기간이 한달여 남았으니 일단 조금 해보다가 여차하면 바로 포기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구몬수학 인정테스트가 대체 무엇인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정보가 많지는 않았다. 카페를 검색해봐도 그런 대회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고, '댁의 자녀가 조금 똑똑하다..고 인정해주겠다는 대회'라는 정도의 느낌만 받았다. 그나마 구몬홈페이지에서 대회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게 되었다.



유아부터 중등3학년까지 구몬수학 인정테스트를 볼 수 있는데, 현재 초등1학년인 현진이의 기준으로만 따져보았을때, 현진이가 2학년수준에 해당하는 B단계의 시험에 응시할 경우 20분 이내에 130문제 중 104문제(80점) 이상을 맞혀야 테스트를 통과하게 된다.


B단계 시험의 문제지 유형을 살펴보니 가로형 덧셈 뺄셈 각각 10문제씩을 제외하고 모두 세로형 덧셈 뺄셈으로, 두자리수±한자리수에서 부터 올림수 내림수가 있는 세자리수 덧셈 뺄셈등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합격자 목록을 대략 훑어보니, 1학년 기준 매년 평균적으로 약 1700여명의 학생들이 테스트에 합격 했다. 합격한 대다수의 아이들은 자신의 학년보다 1단계 앞선 B단계(2학년수준) 시험에 합격을 했고, 조금 잘하는 아이들은 C단계 이상(3학년수준~) 합격했고, 정말 잘하는 아이들(학년별BEST상, 특별상등을 받는 상위 15명 안팎)은 5학년~중등1학년(E단계~G단계)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이건 뭐 대놓고 선행학습을 장려하는 대회인것 같았다.


 연도별 출생아수를 찾아보니 현재 초등1학년 아이들이 약44만명정도 된다. 그 중에 방문학습지를 하는 아이들이 몇프로나 될까? 게다가 여러 학습지 회사중 구몬학습지를 하는 아이들만 참여할 수 있고, 또한 의무학습기간 18개월을 채운 1학년 아이, 즉 6살 되는 겨울이나 그 이전부터 구몬수학을 시작한 아이에게만 참여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런 대회에서 합격하는것에 크게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현진이가 처음으로 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가 의미있는 경험이 될것 같다는 생각에 '여차하면 포기하자'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2~3일에 한번씩 예상문제지를 풀게 시켰고 20분간 문제를 푼 갯수와 정답수를 체크하고, 130문제를 다 푸는데 걸리는 시간을 체크하여 문제지 앞면에 기록하였다. 나중에는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표를 만들어 옮겨 적었다.

조금씩 실력이 나아지긴 하였지만 테스트에 합격할 수준은 못 되었고, 한번씩 문제지를 풀때마다 40여분의 시간이 걸리니 문제 푸는걸 극도로 싫어했다.



위의 사진에서 4월 20일 부터 ~ 5월 2일 까지의 기록이 현진이가 매우 짜증을 내며 억지로, 때론 울면서 문제를 풀던 시기였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연산에 관한 교재를 검색하다가 '기적의 계산법' 책을 알게 되었다. 이미 '기적의~' 시리즈 책을 매우 신뢰하는 나로써는 망설임 없이 구매를 했고 택배로 받은 날이 5월 3일 이었다.


학년별로 2권씩 구성되어 있으며, 1학년에 해당하는 1~2권은 총 20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각 단계별로 1일차~5일차까지 숫자만 바꾼 동일형식, 동일난이도의 문제를 5일 동안 반복 훈련을 한다.

'하루에 2쪽씩 부담 없는 연산 훈련, 하루 2가지 유형으로 재미있는 연산 훈련'이 이책의 모토이다.


하루치에 해당하는 진도는 A형1쪽과 B형1쪽 총2쪽의 문제를 풀고 각각 걸린 시간과 정답수를 체크하여, 학력진단표에 기록하고 본인의 실력과 「학년 평균 시간」 또는 「상위 10% 진입 시간」을 대조해본다.  



기적의 계산법 책을 하루에 2쪽씩 풀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책을 주문해 받은 5월 3일부터 하루에 2단계씩, 즉 10일치를 몰아서 풀었다. 초반은 쉬운 문제라서 크게 무리가 없었고, 어느정도 진도가 나갔을 즈음에는 하루에 1단계인 5일치를 끝냈다. 그렇게 1주일간 기적의 계산법 책에만 몰두하다가 5월 9일 예상문제지를 다시 한번 풀었더니, 바로 테스트 합격점수 나오고 소요시간도 많이 단축되었다.  

이후 간간히 기적의 계산법 책으로 연산훈련을 하였고, 가끔씩 예상문제지를 풀도록 시켰다. 시험 전일까지도 기적의 계산법 1학년 진도를 다 끝마치지 못했음에도, 구몬 B단계 예상문제지 130문제 푸는데 처음에 40여분 걸리던것이 마지막 테스트에서는 15분 걸렸다. 점수도 처음엔 5~60점대였는데 8~90점대로 올랐다. 정말 괄목할만한 발전이었다.


이제껏 현진이는 토.일을 제외하고 매일 5장씩 구몬수학을 혼자서 풀었다.

내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에 풀도록 시키거나, 퇴근후 집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풀도록 시켰다. 채점은 선생님 오시기 전날에 몰아서 하거나 2~3일에 한번씩 채점을 했고 틀린 문제만 현진이가 다시 풀고 하는식으로 구몬수학을 풀어왔다. 구몬교재에도 소요시간을 기록하는란이 있긴했지만 간과했었다.

즉, 이제껏 현진이는 세월아 네월아 하며 혼자서 문제를 풀다가 딴짓하다가 다시 풀고 그런식으로 했던것 같다.

기적의 계산법 방식대로 시간을 재면서 푸니 집중력이 향상되고, '상위10%진입시간'이라는 목표가 뚜렷해졌다.

정말로 길벗스쿨의 기적 시리즈 책은 추천하고 또 추천해도 아깝지 않다.



5월 28일 전국 41개 도시에서 동시에 치루어진 대회 당일,

시험 시간전에 여유있게 도착하였음에도 고사장 인근 교통은 매우 혼잡했고, 바글 바글한 인파를 뚫고 현진이를 고사실까지 데려다 주고 나오면서도 그 흔한 인증샷 하나 찍을 생각은 안났었다.


뒤늦게 올리는 수험표 인증샷


언니를 기다리며 심심해하는 연서.


시험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나 한잔 마시려고 길을 헤매고 헤매다가 발견한 커피숍에서 커피와 음료를 주문하고, 손님이 많아서 한참을 지루하게 기다리는 동안에 지루해 하는 연서를 인증했다.


다 풀고 시간이 남으면 멍때리지 말고 검산이나 좀 해보라고 시켰는데, 결국 시간이 남아서 멍하게 있었다고 한다.

시험 결과는 7월중에 나오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런지 너무 떨린다고 말하는 현진이에게, 

'이제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네가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라는 교과서적인 말을 하긴 했는데, 막상 나중에 결과가 안좋게 나오면 그때가서 다른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시험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오월드 놀이동산에서 신나게 스트레스 푸는 현진이와 그녀의 동생



어쨌든, 이번 구몬수학 인정테스트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던것 같다.

현진이는 정확하고 빨리 연산하는 훈련을 했고 집중해서 문제를 푸는것을 배웠고 실력 향상에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얻은건, '하면 된다! 그치만 너무 너무 피곤하고 귀찮다..' 하는 피로감을 얻었다. 한달여 동안 나름 극성을 떨어본 결과 너무 피곤한 일이었다.

 어차피 현진이는 천재과는 확실히 아니고, 그마나 은근과 끈기가 조금 있어서 다행인데, 앞으로는 지 혼자 알아서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