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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舊)

마누라 죽이기

[ 2008년 12월 모일의 대화 ]

며칠전 아침, 못보던 귤 껍질을 발견하였다.
전날 밤에 심슨군이 까 먹었겠거니 생각하려는데,

심슨군 왈;

어제 귤 먹은거 생각나냐?

소스라치게 놀라며 최우선 왈;
뭐여! 자는 사람한테 또 귤 까준거여?
기도를 막히게 해서,,, 나를 죽일셈이냐..

심슨군 왈;
캬캬


있는 힘껏 목을 쭈욱 빼고, 하늘을 향해 주둥이를 벌리고 있는 새끼새와,
그런 새끼새에게 연신 먹이를 날라다 주는 어미새의
흐뭇한 장면을 상상하다가는 내가 죽을 수 도 있다.

최근들어, 『누워서 사과 먹기』를 즐겨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의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타의에 의해서 이뤄진다. 시기는 대략 [ 누워서 배 먹기 ] 이후쯤 부터다. (만약 집에 배가 있어서 다시한번 누워서 배 먹기를 도전해 본다면 예전같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누워서 배 먹기 이후, 처음 몇번은 자의에 의해서 누워서 사과 먹기를 시도해 보았다.
몇번 해보니 배 먹기와 달리 크게 어렵지 않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잠에 취해서 비몽사몽인 나에게 심슨군은 먹을것을 주곤 한다.
내가 잠이 덜 깬 채로, 누운 채로, 덥썩 잘도 받아 먹는것이 신기한냥 말이다.
주로 집에 흔하게 널린 사과를 깎아서 준다.

그래서, 요즘에는
[누워서 사과 먹기] + [자면서 사과 먹기] = [누워 자면서 사과 먹기]
경지에 이르렀다.
자의와 타의가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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