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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단한 깨달음

나는 '숫자'에 굉장히 약하다. 그리고, 나는 '암기'를 굉장히 못한다.
그래서 숫자와 암기가 만나는 상황에서는 아주 절절맨다.

노래방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노래가사를 제대로 못 외우는것과 무관하게
나는 원래부터 노래가사 제대로 외우는게 없었다.
휴대폰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전화번호를 제대로 못 외우는것과 무관하게
나는 원래부터 전화번호 외우는것은 쥐약이었다.

몇년째,,,(아마도 7~8년 정도 되었을것이다.) 헷깔리는 전화번호가 있었다.
다름아닌 집(지금은 친정)전화번호가 XX1-XXXX인지, XX2-XXXX인지 번번히 헷깔린다.
원체 전화를 잘 안하는 편이지만, 가끔씩 전화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심슨군에게 확인차 물어보거나(결혼전에는 특히 더 말안되는 상황, 우리집 전화번호를 남친에게 물어보다니..)
휴대폰 목록을 이리저리 찾거나, 그나마도 여의치않는 상황(휴대폰을 회사or집에 놓고왔다거나)등의 경우 집(친정)으로 전화를 걸어야할때는 꼭 두번씩 전화를 걸게된다.

그러던 며칠전, 아주 큰 깨달음을 얻게되었다.
스스로의 깨달음에 대견하면서 기쁘기도 하여, 바짝 흥분된 어조로 심슨군에게 떠들어댔다.

이제 집전화번호 아주 확실하게 외웠어.
내가 이제까지 두번씩 전화를 했다는것은,
처음에 1로 먼저 해보고, 틀리니까 그제서야 2로 걸었다는 거거든.
그렇다는 얘긴즉, 집 전화번호는 XX2-XXXX 이라는 것이지..

으하하하! 드디어 외웠구나..


나의 논리정연한 설명을 듣고, 심슨군 한마디 한다.

바보냐?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떠드는거냐... 하는 한심해하는 어투로 말하긴 했지만,
심슨군 역시 나의 흠잡을데 없는 논리적인 깨달음을 내심 대단하게 보는 듯 했;
어쨌든 이제 확실하게 외웠다..
엄마, 아빠. 집전화번호 바꾸시면 저 명절에도 안찾아뵐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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