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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가문의 수치

2001/4/13 (Fri.) 02:32:48

나 요즘 돈 내고 욕한다.
그런데 너무나 즐거운거있지.
어제도 4원어치 욕을했고, 오늘도 4원어치 욕을했어.
앞으로도 매일 4원어치씩해서 한달이면 4 * 30 = 120원어치 욕을 할 셈이야.

무슨얘기냐구? 말하기 참으로 부끄럽지만...,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아.
불법 씨디를 구할려고 했더랬어.
암암리에 음성적으로 그런일로 밥빌어먹는 사람들도 있자나.
프로그램 정품 빽업씨디를 싼값에 팔고 어쩌고 멜로 종종오자나.. 그런 멜을 스팸멜이라고 하던가??

아무튼 아주 급한 프로그램이 필요했는데, 다리건너건너 어떻게 알게되서
돈을 보냈는데 이눔이 떼먹은거 아니겠어.
그래서 딴사람이라도 프로그램 줄 수 있는사람 다시 알아봐달라고 부탁했어.
돈도 돈이지만, 그 프로그램은 내게 아주 절박하게 필요했던거라서..
또다시 사기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정도는 더 속는셈칠려고 했는데..
지금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불법소프트웨어단속때문에 조용한건지..,
다른 업자(??)들도 안나타나더라고..,

그눔은 첨부터 사기칠생각으로 그렇게 선뜻응한것일수도 있었어..
그게 그렇게 흔한 프로그램은 아니거든..,
그래서 생각할수록 약오르자나..
그래서 그눔의 계좌로 PC뱅킹을 하고있어.
송금액 1원, 의뢰인명으로 욕을 하는거지.
그사람 통장에는 대략 5글자까지 찍히니깐
짧게짧게 문장을 만들어서 1원씩 이체하고 있어.
뭐? 송금수수료가 더 들겠다구??
"제일은행은 지금 신시스템오픈기념으로 수수료가 없답니다"를 활용하고 있쥐.

내가 진짜 120원어치 욕하고 만다.
그사람 통장정리하면 1원씩 계속해서 욕이 찍힐꺼야.
120줄 정도 찍힐려면 통장 1개는 다 소요될지도 몰라..
어디 사기를 쳤으면 골탕을 먹어보시지..
지금은 초반전이라서 워밍업수준이지만,
중반을 지나서 본격적으로 후반부에 돌입하면
그때 차마 입에 담을수없는 욕을해줄까 생각중이야..
어떤욕이 좋을까 추천좀해줘.



2001/6/22 (Fri.) 17:39:14


~~~~~~~~~~~~~따르릉~~~~~~~~~~~~~~~~~~~~~~~
수사관 : 최우선씨 핸드폰 입니까.
최우선 : 네. 제가 최우선인데요.
수사관 : @#$경찰서 수사과 #$@입니다. 김수미씨라고 아시는가요?
최우선 : 네.. (상당히 쫄은 상태에서)-보충설명:왜냐면, 내가 한 짓이 있으니깐..-
수사관 : 김수미씨 계좌로 피씨뱅킹 하신거 맞습니까.
최우선 : 네.. (거의 실신 일보직전에서)-보충설명:왜냐면, 내가 한 짓이 '사건화' 됐으니깐-
수사관 :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최우선 : 제가 가겠습니다.
수사관 : 그렇겠지요. 제가 가면 곤란하시겠지요.
그럼 최우선씨가 1시 30분까지 @#$경찰서로 들어오십시오.
최우선 : 네.. (으앙!!!)

전에 담벼락에다 "내가 돈내고 욕한다"라는 내용을 쓴걸보고
찬바람은 많이 웃었다던.. 그 웃긴일이 사건으로 비화되었어.

'돈내고 욕한다'는 내용은---------------------------------------
내가 불법빽업씨디(스캔2캐드 라는 소프트야)를 구입하려고 돈을 보냈는데
이눔이 떼먹고 잠적해서 내가 그 눔의 계좌로 PC뱅킹으로 1원씩 보냈어.
그래서 입금자명으로 그눔과 채팅(??)을 했어.
최하 5글자는 찍히므로 문장을 만들어서 욕을 했어.
'내가 당했으니 어디한번 너도 골탕먹어보라..' 하는 심정으로.
현재 제일은행이 신시스템오픈기념으로 수수료가 없거든 -------------

근 두달동안 생각날때마다 가끔씩 대여섯줄(5∼6원)씩 보냈어. 그런데 그게 걸렸어.

난 맨처음에 경찰에서 전화를 받았을땐, 명예훼손이나 뭐 그런걸로 걸린줄알았어.
김수미(예금주)란 사람이 경찰에 신고한줄알았어.
사실 내가 그사람을 불쾌하게 했다쳐도, 그사람이 원인제공자 뿐만아니라
음성씨디 사기단이므로 섣불리 신고를 못할꺼라고 생각했는데 경찰에서 전화가 온거야.
그런데 수사관과 조금 대화를 해보니, 그눔이 대대적인 단속에 걸렸다는거야.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지. 그놈 걸리는 바람에 나까지 함께 망하는구나...
그런것이 불법이란걸 알면서도 나도 소프트웨어를 구하려고 한것도 죄니깐..

점심을 먹고 경찰서에 출두했어.
분위기 엄청 살벌하고 고요하고 담당수사관은 딱딱하고,
다른 수사관들도 나만 흘끔거리고 그속에서 난 상당히 쫄았어.

어느정도 진술한후에야 알게된 것은....
내가 그 피해자중의 한사람으로 조사받은게 아니라
내가 그 사기꾼의 용의자로써 조사받았다는거야.
어이없는 코미디였어. 나중엔 다들 웃고말았어.

사건은 다음과 같아.

그놈이 김수미란 사람이 분실한 신분증으로 통장을 개설했어.
물론 이멜주소나 삐삐 같은 연락망도 죄다 그런식으로 만들었겠지.
그래놓고 음란씨디(난 음란씨디 아니었다는건 좀 알아줬음해)로
사람들 유혹해서 사기행각을 했었는데 얼마전에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그놈도 걸렸대. 그래서 경찰쪽에서 그놈의 계좌를 거래정지 시켜놨대.
그런데 내가 거따대고 욕을 하면서 내돈 돌려달라고 협박하고, 약올리고 했으니..
수사관들입장에선 범인이 한 행동으로 생각했대.

어쨌든 결말은 내가 참고인자격으로 조사받은걸로 마무리됐지만
사건의 핵에 내가 있었던것만은 분명해. 그많은 송금자들 중에서 유독 나만 두드러졌으니깐.
아무튼 어제 난 완전히 새됐어. 정말루...
울앤이 토욜날 내려와서 두부사먹여야겠다고.... 흑..

모든 전말이 다 밝혀졌을 때 한수사관이 나더러 어떻게 피씨뱅킹 이용해서
문장만들어서 화풀이 할 그런 쑈킹한 생각을 해냈냐고 혀를 차더라.
거따대고 '난 쇼킹한 생각 아님 안하거든요..' 할 수 도 없고....



후기.
그당시 컴퓨터를 잘 못 업그레이드하는 바람에 데이타를 모두 날렸고 그중 캐드작업한 파일들의 타격이 컸다..
그래서 스캔투캐드(정품은 2백만원정도)라는 프로그램으로, 손실한 데이타를 만회해보려고 하였다.
스캔한 캐드도면의 비트맵이미지를, 백터이미지화하여 CAD로 편집할 수 있다는,,, scan2cad의 빽업씨디를 구하려다 보기좋게 사기를 당했고, 사기당한게 약올라서 나만의 방식으로 보복을 하다가 잘 못 엮이는 바람에 개망신당했던,,,  그 날(2001년 06월 21일)의 그 일..
그당시에는 정말로 진땀나는 상황이었는데,, 세월이 이만큼 흐르고나니 그때의 그일은 웃음만 날 뿐이다...
그래서, 죽을뻔한 고비도 지나고 나면 허허 웃으며 말할 수 있는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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