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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언니는 동생을 사랑한다.

네 용돈은 네가 벌어서 써라! 

2016년 12월부터 시작된 칭찬스티커용돈

현진이가 1주일에 4일치 칭찬스티커를 모으면, 용돈으로 주당 1천원을 주고, 실패하면 주지 않는다.

가끔 아빠가 특별용돈으로 1천원을 준다.


어른들께 세뱃돈이나 용돈을 받으면 통장에 전액 입금했더니 현진이는 그 돈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현진이 몫으로 1천원씩 주었더니, 용돈을 받으면 뛸듯이 진심으로 기뻐한다. 그래야 할머니 할아버지도 손주 용돈 주실때 기분 좋으시지..


칭찬+특별+어른들이 주신 돈의 용돈기입장 작성은 필수였고, 그 돈으로 가끔 친구들과 군것질을 하거나, 액체괴물등 조잡한 장난감을 사기도 했지만, 최근에 3만원 가까운 돈을 모았고 더 모을거라고 했다. 모으는 이유는 연서에게 장난감 선물을 사주기 위해서라고 하기에 '뭐엌?' 싶었다.


맨날 둘이 치고 박고 싸우고, 울고 불고 삐치고, 소리치고 난리치고 했으면서, 니가 동생 선물을 사기 위해서, 니 용돈을 안쓰고 모은다고라?


그런데 그 말이 사실이었음을 며칠전 확인하였다.


연서의 재롱잔치가 있던 2월 7일 수요일,

그날 우리는 현진이의 학원수업이 끝나는대로, 현진이를 태우고 재롱잔치에 가려고 서둘렀다.



그날 하루 휴가를 냈던 남편은, 현진이가 연서의 선물을 살 계획이라서, 현진이의 용돈지갑을 챙겨 나왔고, 태권도를 마치고 내려온 현진이는, 바로 앞 문구점으로 갔고 우리도 따라서 들어갔다.


나름 단골이라 현진이를 아시는 문구점 아주머니께서, 현진이가 제 동생을 엄청 끔찍하게 챙긴다며, 쬐그만 녀석이 너무 신기하다고 칭찬하셨다.
집 밖에서는 현진이가 연서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것을 나도 몇번 목격하긴 했지만, 문구점에서도 그랬던 모양이다. 



연서의 유치원 하원을 담당하는 현진이는, 내가 퇴근해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밖에서 친구들과 놀때 연서도 데리고 논다. 그렇게 가끔 연서와 함께 학교 앞 문구점에 갔을때, 연서가 갖고 싶어하는 몇가지 선물들을 미리 찜해놓았다고 한다.


그 중의 하나, 재롱잔치날 축하의 선물!



오래전, 엄마 아빠가 연서를 많이 사랑한다고 얘기하자 하지만 언니는 나 안사랑해 라며 연서가 내게 말했을때, 나는 그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현진이가 자주 연서에게 짜증냈고 귀찮아했기에, 내 눈에도 현진이는 연서를 정말로 싫어해 보였다.


그래서 연서가 갖고 싶은 것을 사주고 싶어 안달인 현진이가 나는 좀 의아했었다.



이튿날 아침 밥을 먹으면서도, 언니가 선물해준 장난감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연서, 


연서는 원래부터 제 언니를 무척 좋아했었다.

하지만 현진이는 그렇지 않아보여서, 동생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답시고 만약에 연서가 없었다면, 네가 얼마나 외롭고 심심했을지.. 에 대해서 몇번 이야기 해줬을때, 현진이는 그 말에 수긍을 하긴 했었다. 그게 좀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신학기 준비로 이틀(2/26~2/27)간 휴원할 때, 봄 방학중인 현진이가 연서를 집에서 돌보기로 했다.


입학식(2/28)날, 행사 후 재원생들도 부모와 함께 귀가한대서, 현진이를 우리집 대표로 입학식에 참석시키고, 끝나면 연서를 데리고 집으로 오기로 했다. 그 덕에 나는 굳이 휴가를 쓰지 않기로 했다.


연서의 입학(진급) 선물도 살거라고 벼르고 있는 현진이는, 매번 동생을 챙겨야 하는 것이 귀찮아서 툴툴거리면서도, 자기에게 맡겨진 일은 묵묵히 해낸다. 그런 현진이가 꽤 믿음직하고 대견하다.


현진이도 연서를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이, 고작 이런 선물에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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