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더치페이 부부

2017.11.14 22:47 [ 가계경제 ]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얼마전 2017.11.10 인터넷 뉴스( 더치페이 부부… 한이불 덮지만, 돈 쓸 땐 반반씩 )를 보고, 내 사연( 재산분할과 권리찾기 )과 비슷한 내용이라서 웃음이 났다. 우리도 현재 더치페이 부부인 셈이다.

그런데 뉴스에 달린 댓글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그럴거면 결혼을 왜 하느냐, 손해 안보려는 이기심

언제든 헤어질 준비가 된 상태, 너무 계산적이다...


나 역시도 밀린 가계부를 정산하고 남편과의 재산분할을 감행하면서, 우리는 지금 당장 이혼해도 손색없겠다.는 우스운 생각을 하긴 했었다.


결혼 생활은 오래되었지만, 우리는 그 동안 서로의 월급에 대해서 알려 하지도 간섭하지도 않았다.

 

'내 월급은 가계 생활비로 다 쓰고, 남편의 월급은 남편의 용돈과 통근비를 제외하고 모두 가계 저축'을 할 거라는 생각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남편도 내 생활비 지출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없었고, 나 역시 남편의 저축에 대해서 중간점검과 확인이 없었다. 우리는 서로의 영역에 대한 정보 공유에 소극적이었고 서로에게 무관심했다. 


내가 1년에 얼마를 벌고, 1년 가계 생활비로 얼마를 썼는지에 대해서 진작에 공유 했더라면, 남편도 역시 그에 준하는 금액의 저축을 하기 위해 본인의 허리띠를 졸라맸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늦었지만 이제라도 생활비 지출 내역을 공유하게 되었고, 지난 14년간의 지출에 대해서는 이미 금전적으로 정산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불평불만도 없다. 나는 연애비용도 결혼비용도 결혼후 가계생활비용도 모두 다 반반부담했기에 떳떳했다. 오히려 그동안의 명절,제사,시댁살이 등의 며느리 역할과 임신 출산 육아 및 가사노동에 대한 금전적인 가치환산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도 떳떳했다. 대신 올해부터는 공동생활비는 똑같이 반반부담하고, 시댁과 친정 관련해서는 각자 부담하고, 본인의 의류피복비, 개인용돈, 통신비 등등 개인 생활비도 각자 부담하기로 정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주장했고 남편은 받아들여졌다.)


니 돈 내 돈 확실히 구분하자는 게 남들에겐 너무 삭막해 보일 수 있겠지만, 나는 가계부 지출에서 '건강여가'를 공동생활비로 분류했다. 흡연과 음주 그리고 가족력을 보더라도 미래에 의료비 발생 확률은 나 보다 남편이 훨씬 높다. 그럼에도 의료비가 발생한다면 공동부담할 생각이다.

   


그 동안은 회사일에 가사에 육아에 생활비지출에 스트레스가 너무 많았는데, 이제 1년이 채 안됐지만 더치페이 부부로 전환하고 나서는, 혼자 전전긍긍하던 생활비지출도 여유로워졌고, 주말 이틀간의 삼시세끼를 남편이 책임지므로 해서 가사의 부담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무엇보다 '나만 혼자 독쓰고 있는 것 같은 약오름'에서 해방된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모든게 다 채가계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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