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쪼개기를 실실 쪼개보다

2017.11.17 22:26 [ 가계경제 ]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왕창 밀린 숙제를 해치우느라 피 토하며 리채가계부를 썼던 것을 제외하면, 내가 제대로 우리집 가계부를 쓴 것은 이제 고작 1년이 채 안된다.


처음에는 기록강박증 때문에라도, 지출의 내역을 빠짐없이 싹 다 기록하고 싶어 무턱대고 가계부를 썼다면, 이제는 돈의 흐름이 파악되고, 지출의 통계가 나오고, 그걸로 예산의 예측이 어느정도 가능해졌다. 그래서 내가 가야할 길이 조금씩 보인다.


2017년도 우리집 가계부에서 소비성 지출이 제일 적은 달은 6월(2,224,620원)이었고, 제일 많은 달은 10월(6,159,229원)로 무려 393만원 차액 발생

   

과거에 내 급여로만 가계 생활비를 책임졌을때는, 주먹구구식으로 생활비를 관리하면서, 어떤 달은 여유가 있다가도, 어떤 달은 한없이 쪼들리던 생활을 했던 것이 바로 위와 같은 변동성 때문이다.


앞으로도 생활비지출은 여전히 내가 모두 관리하되, 비용은 공동+각자 부담하고 내 저축은 내가 알아서 해야되는 상황을, 나의 지난한 투쟁으로 쟁취하였기에, 저축에 대해서 거듭 고민해보았다.


'저축은 쓰고 남는 돈으로 하는게 아니라, 저축할 돈을 미리 떼어놓고 남는 돈으로 쓰라 했다.'

원금이 금방 불어날 것 같은 이상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나는 제대로 된 저축을 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결혼 후 나는 '가계생활비' 한 놈만 팼었다. '가계저축'은 남편의 영역이었고, 최근에 경제권을 분리해서 저축할 여력이 생긴 것일 뿐 재테크 노하우는 없다. 또한 여전히 생활비 지출의 변동성은 널뛰기를 하기 때문에 '先저축 後지출'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통장쪼개기'가 아닐까 싶다.


얼마전 우연히 '통장쪼개기'를 알게 되었는데, 내가 읽었던 그 내용을 다시 검색하려니 못 찾겠다.

그런데 오늘 검색하면서 보니, '통장쪼개기'라는게 '월급통장/생활비통장/재테크통장/비상금통장' 으로 쪼개는 것을 말하는 듯 하다. 그렇다면 내가 뭘 잘 모르고 통장쪼개기를 실천한 것 같다.

나는 '생활비통장과 비상금통장의 어느 중간쯤에 해당되는 통장쪼개기'를 실천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내 목표는, 월별 지출의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저축 가능한 최대치를 뽑아내기 위해서 통장쪼개기 플랜을 짜 보았다.



매달 동일한 금액으로 동일한 날짜에 발생하는 고정지출은 아니지만, 2018년도에 그때 그때 시기에 따라서 기필코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지출과 예비비를 예측해보았더니 1년에 총 770만원 정도.

그래서 주거래은행(SC)에 '입출금자유' 통장을 여러개 개설해 각각의 지출 용도별 금액을 예치했다.



요즘 시중은행 금리(1.7%)로 770만원을 1년 예치하면 세후 약11만원의 이자가 발생하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통장쪼개기로 분산시켜 놓았다.


제일EZ통장은 300만원이하 1.2%, 초과시 0.5% 금리 (1인 1계좌)

두드림2U통장은 예치 30일~180일 1.0%, 181일~ 0.4% 금리


엑셀로 해당 조건과 이자를 적용해서 대충 시뮬해보니, 통장쪼개기로 미리 예치해놓고 1년동안 각각의 시기별로 해당 금액을 인출해서 가계생활비로 사용해도 약 3만원 정도의 이자가 붙는다.

또한, 2019년도 '통장쪼개기' 용도로 쓸 770만원은 상여금을 받을때마다 적립할 계획이다.


오래전에 팍스넷 사이트에선가, 저축은행들 금리 헉소리 나는거 보고도, 그때 당시에 '우리집 가계저축은 내 소관이 아니라'서 군침만 흘렸었는데, '내 저축은 내 소관'인 올해 관심있게 이율을 살펴보니, 저축은행들 이율이 예전만은 못해도 땅바닥을 기는 시중은행들 이율보다는 훨씬 높다.


그렇게 검색해서 이율이 높은 웰컴저축은행과 오투저축은행의 영업점을 애써 시간내 기꺼이 방문해서 내 생애 처음으로 저축은행 계좌를 터 놓았는데, 정기적금은 인터넷으로도 쉽게 개설할 수 있는데, 자유적립적금은 무조건 창구방문 해야된다고해서 귀찮아서 수차례의 기회를 포기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통장쪼개기 플랜을 짜면서, 2019년도에 쓸 통장쪼개기용 770만원을 자유적립식적금으로 모으고, 앞으로도 몇개 더 자유적금이 필요한데, 오투와 웰컴은 자유적금 개설할 때마다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하는데, 그냥 주거래(SC)은행에서 인터넷으로 개설할까.., 이율이 1% 가까이 차이나는데 귀찮아도 웰컴저축은행을 한번 가볼까.., 고민하다가 얼떨결에 '비대면계좌개설이 가능하고, 자유적립식 적금도 인터넷으로 개설 가능한, 대신저축은행'을 알아냈다.



자유적립인데 이자도 무려 2.4%, 이 역시 내 상여금 스케쥴에 맞춰 자유적립으로 770만원을 모았을때를 시뮬해보니 약 8만원의 이자소득 발생,

주거래 은행(SC) 웹사이트에서 간편개설했더라면 세후 이자소득 4.7만원(1.4%)으로 3.3만원 적다.


매월 641,667원씩 1년 정기적금으로 770만원을 모아도 2.4% 세후이자 8.5만원이지만, 매달 신경쓰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상여금 받을 때에만  1,925,000원씩 적립해도 세후이자가 8만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필요할때 언제든 창구방문없이 고이율로 '자유적금'을 개설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결국 나의 재테크 플랜은..

  1. 한달 수입(내월급+남편분담금)으로 한달 생활비(고정지출+반고정지출+변동지출)를 쓰고, 저축가능한 최대치를 펀드 및 정기적금에 불입
  2. 매달 생활비를 쓰고 남는 돈은 별도 자유적립
  3. 생활비 초과시 통장쪼개기에서 인출하여 메꾸기
  4. 부모님 용돈 등 경조사비와, 1년에 1회~4회 목돈 드는 생활비 지출도 통장쪼개기에서 인출
  5. 상여금은 내후년 통장쪼개기를 위해 192.5만원씩 적립, 이체 후 남는 돈도 별도 자유적립
  6. 1년간 통장쪼개기 활용 종료후 남는 돈도 적립
  7. 이후에는 적립된 돈으로 예금풍차돌리기 실행


1년치 가계부를 결산해서, 남편의 분담금과 부담금의 차액을 추징 또는 환급해 주겠다고 했었는데, 환급액이 생기면 나도 같은 액수를 보태어 예금풍차돌리기로 차곡차곡 적립, 공동저축할 생각이다.


작년에 '적금풍차돌리기'라는것을 알게 되었을때 처음엔 '적금풍차돌리기'라는게 복리의 마술 만큼이나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내가 직접 엑셀로 표를 만들어 확인해보니 약간 과장된 부분이 있었다. 또한 결정적으로 적금풍차는 내 성격하고 상극이었다. 차라리 '예금풍차'가 내 성격에 맞는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장 차이랬으니,

저축할 돈을 미리 떼어내고 남는 돈으로 쓰라고 했던 先저축 後지출을 뒤집어서, 쓸 돈을 미리 떼어내고 남는 돈은 싹다 저축을 실행해보려 한다.

최대한 촘촘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쓸 돈을 미리 떼어내고, 남는 돈 모두를 저축할 생각이다.

그리고 막상 부딪쳐보고 실패하고 계획 수정하면서 나에게 맞는 나만의 방식을 구축해야겠다.


내가 재테크에 아예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닌데, 이제껏 재테크를 할 기회가 없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남편이 나에게 경제권을 일임해서, 부부 수입을 합치고 가계생활비와 가계저축을 내가 모두 관리했더라면..., 엄청 몰입했을 듯 하다.


어쨌든 한달 수입으로 한달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 통장쪼개기를 설계한 것이므로, 앞으로는 생활비지출 스트레스가 덜 할테고, 또한 이삭줍기 하는 마음으로 쓰고 남는 돈들은 주워서 저축해야겠다.


통장을 쪼개 놓으니 이리도 마음이 든든할 수 가....


사회초년생 재테크 시작한거마냥 은근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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