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후기

기적을 믿습니다.

올해 3월 22일 토요일.
심슨군의 몇몇 지인들의 가족동반 1박2일 모임때,
6살 현진이의 동갑내기 친구가 학습지를 하고 있는데, 요즘은 다들 통글자 학습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본인 이름만 간신히 그리는 현진이에게 한글떼기는 아직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생소한 '통글자 학습'에 호기심이 꽂혀서, 육아카페를 검색해서 이글 저글 읽다가 우연히 알게 돼,
3월24일 월요일 당장에 구매했던 책. '기적의 한글 학습'
일단 구매하긴 했으나 제쳐두고, 4월부터 현진이에게 가정방문 학습지를 시켜주었다.

지인에게 이미 오래전에 찜당해서 학습지 회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대신, 방문한 교사에게
남들 다 한다는 국어와 수학으로 하되, 나는 '통글자 학습은 싫다.'고 분명하게 의사를 밝혔고,
학습지 선생님은 '잘 알겠다.'고 대답하셨다.

그렇게해서 시작된 학습지.
1주일에 한번 오셔서 과목당 10여분 수업하시고, 그 나머지는 엄마인 나의 몫인데,
몇주간 수업 진행과 학습지 내용을 지켜보니, 이건 바로 그 통글자 학습?

교재의 그림을 보고 글자를 읽는다.
그건 글자를 읽는게 아니라, 그림이 무엇인지 맞히는 것이다.
'노루' 같은 그림은 조금 애매하니까, '사슴?'이라고 읽는다.(못 맞히고 틀린다)
강제로 그림을 가리고 읽히니, 어떻게 읽냐며 얼굴이 벌게져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그' 와 '림' 이라는 글자가 만나서 '그림'이 되는게 아니라,
'그림'이라는 단어 자체를 이미지화해서 암기하게 하는 것이다.
'그림'이라는 글자를 외워서 읽어도, '그림자'를 외우기전엔 '그림자'의 '그림-'은 못 읽는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구매해뒀던 '기적의 한글 학습' 책을 꺼내었다.
학습지 교재는 1주일치를 하루에 대충 끝내고, 기적의 한글 학습 책을 차근차근 가르쳤다.
ㅏㅑㅓㅕ 를 가르쳤고, ㄱㄴㄷㄹ 를 가르쳤다. 한글은 기본을 확실하게 알면 확장은 무궁무진하다.
이미지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껵꾤턋' 이라는 글씨를 혼자서도 읽을 수 있다.

자음과 모음만 암기하면 되고, 그것을 조합하면 수만가지의 글자가 나오는데..
이렇게 쉽고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한글을 통글자로 암기하게 시키다니...
왜 학습지 회사들은 쉽고 빠른 방법을 두고, 전부 통글자 학습을 시키는 것일까?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러 진도를 길게 뽑아서 학습지회사에 오래 묶어두려는 영업으로 밖에는 납득이 안된다.

통문자 학습법은 상형문자를 가르치는 방법입니다. 한자와 같은 상형문자는 그림과 함께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일찍 배울수록 학습의 수준이 높아집니다. 배운 글자의 수가 곧 낱말의 수이며 이것이 어린이의 한자 능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글은 상형문자가 아닙니다. 통문자 학습법은 한글의 원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방법입니다. <---- 기적의 한글 학습 저자의 말 인용

그 어느날 학습지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초등학교 들어가서 한글을 배우지만 요즘은 훨씬 일찍 시작하니까 가나다라 학습은 맞지않다..'고

'어라? 우리 현진이는 지금 가나다라 학습 시키고 있는데....
그리고, 통글자 학습은 싫다고 초장에 말했었는데, 결국 선생님은 통글자 학습으로 수업하셨던게 맞구나..'

현재, 쓰기는 받침과 이중모음에서 많이 서툴지만, 읽기는 잘 한지 몇달 되었다.
선생님은 현진이가 단기간에 한글 실력이 수직상승 했다..고, 스폰지처럼 쫙쫙 흡수한다..고,
이렇게 진도가 빠른 아이는 정말로 오래간만에 본다..고 말씀하신다..

처음 한두번은 립써비스겠거니하고 흘려들었는데, 계속적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니,
괜히 찔려서 학습지와 별개로 한글 학습 교재를 사서 따로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내 아이의 학습능력을 과소평가하는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선생님이 침튀기며 칭찬할 정도는 아닌것 같다.
기적의 한글 학습 책으로 한글 공부 시킨다면, 정말로 왠만한 아이라면 우리 현진이만큼 할 수 있을것 같다.
이렇게 좋은 책을 학습지 선생님께 적극 소개시켜드릴 수 도 없고.. 참으로 안타까웠다.
아무튼, 입이 마르도록 정말로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그러한 인연으로 시작된 도서출판 길벗스쿨의 '기적' 시리즈 책들...


학습지 선생님이 이맘때 한자 학습도 같이 해주면, 한글 학습에도 큰 도움을 받고 좋다고 계속 설득하셔서,
그럼 한자는 내가 직접 가르치겠다고 말씀드리고, 졸지에 한자 학습까지 시키고 있다.
물론, 교재는 길벗스쿨의 '기적의 유아 한자(총3권)'

그래서 현진이가 요즘 공부하고 있는 책은

'기적의 한글 학습' [5]권의 끝부분이 아직 안 끝났다.
'기적의 유아 수학' [1단계] [3]권
'기적의 유아 한자' [1]권



아직 뜯지도 않은 기적시리즈는,,
2014년11월21일 전면 재개정된 도서정가제 때문에 미리 구매해둔 책.
유아수학이나 유아한자는, 지우개로 깨끗하게 지워서 재탕할 수 있을지 없을지.. 관망중이고,
한글학습책은 반드시 새책으로 해야돼서, 나중에 연서도 이 책으로 하려고 미리 한셋트 더 구매.


정말로, 기적의 한글 학습은 기적 같다.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청도(칭따오)  (0) 2015.08.14
도서정가제 직전에 책 좀 질렀다면, 이제 정산 한번 해봐야죠..  (0) 2014.12.05
흥이 안나  (0) 2010.10.19
공구의 덫  (0) 2010.09.15
똑똑하게만 자라다오.  (0) 2010.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