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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불찰 2종

휴가기간에 엄마 아빠를 모시고 종종 가던 해물탕집에 갔다.

아기는 부스터시트(어린 아기 데리고 외식할때 무척 유용한 제품)에 앉혔다.


그런데 이녀석이 주변에 있는 조그맣고 동그란 선풍기를 끌어당겼는데

다리부분이 파손된 선풍기가 넘어지면서 아기 머리를 쿵!하고 찧었다.

선풍기 부품 모서리에 심하게 찧었는지, 아기 머리에 작고 깊숙한 홈이 파였다.


첨엔 자지러지게 울더니 조금 후에 그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움푹 파인 홈도 메꿔졌다.

역시나 대단한(대**가 단단한) 우리딸.


손을 뻗는 반경 내에 위험한 물건이 닿지 않도록 해야하는데,

그걸 미처 챙기지 못한 나의 불찰에 아기가 몹시 아파했다.



한참을 먹다가,

해물탕에 있던 꽃게 살을 발라서 아기한테 슬며시 줘보았다.

입에다 넣고 오물거리더니 맛있게 먹으며 반응한다.


또 한점을 발라서 아기 입에 넣어줬다.

이번엔 호도독호도독 하면서 받아먹으며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한다.

엄청 뜨거웠던 모앙이다.

그상황을 몇초 늦게 본 심슨군이 '빨리 물 줘'라고 소리쳤다.


아기가 꽃게 살이 뜨거워서 호도독거리는데

얼른 컵에 있는 물을 먹여 식힐 생각을 미처 못하고

당황하여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초보 엄마 때문에 아기가 고생한다.'라고 엄마가 말씀하셨다.


그 모습이 너무나 갑작스럽고 안쓰러워서 눈물이 찔끔 났었다. 라고 후에 엄마는 말씀하셨다.

그 이후 아기입에 상처는 안났는지 전화로 물어보라 시켰다. 라고 후에 아빠가 말씀하셨다.

그자리에 할아버지 할머니만 없었으면 네 엄마는 아빠한테 맞았어. 라고 후에 심슨군이 말했다.

나는 입이 있어도 할말은 꾹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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