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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임신성 소양증

임신 13주 전후.
입덧때문에 음식 냄새만 맡아도, 심지어 물만 먹어도 토한다는 사람들에 비하면,
먹는 동안만큼을 맛있게 잘 먹고나서, 먹은 후에 다 토해낸적이 몇번 있었다.
그 외 특별히 입덧때문에 고생하지 않는 나를 보시며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고 녀석, 지 엄마 고생안시키는 기특한 녀석이네.."

임신 16주 전후.
원인 모를 피부병이 발생했다.
간지러워서 긁은 왼쪽 발등과 오른쪽 손등에 붉은 반점과 두드러기가 생기더니,
배, 가슴, 등, 엉덩이, 허벅지 온몸 곳곳으로 번져나갔다.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검색으로 찾아보니, '임신성소양증(가려움증)' 이라는 것이었다.
임신부 100명중 1~2명이 겪으며 주로 임신 말기에 발생하는 소양증은 출산후 대부분 자연치유된다고 한다.
임신 초기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피부연고도 주의해야하며, 왠만하면 아기를 위해서 참는게 최선이라는 둥,
길게는 몇달을 고생한다는 둥, 밤에 특히 더 심해져서 잠을 못 이룬다는 둥,
피부 상태가 매우 심각한 어느 임산부의 증거사진은 특히 더 충격적이었다.
나의 가까운 미래가 거기에 있는듯 했다.

식물성 위주로 밥을 먹었고, 소개된 방법대로 보습을 철저히 하기 위해 '프라센트라 오일/로션/크림'등도 발라보았고, 저자극성에 보습짱이라고 점원이 소개해준 '해피바스 카모마일 베이비 로션'도 발라보았으나,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온몸이 간지러웠고, 화끈해서 수시로 얼음찜질을 해도 그때 뿐 이었고,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괴로웠다.
임신성소양증. 왜 하필 내가 그 1~2%에 속해서 이런 고통을 받는지 원망스러웠다.
"나를 아주 시험에 들게 하는구나.."

이 녀석,, 고생을 안 시키는 듯 하더니, 작정하고 고생시키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까페에서 본 어느 경험자의 댓글.
자기는 초정리약수탕에 다녀와서 효과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 주 일요일 당장에 초정리약수탕을 방문했다.

세계 3대 광천수중의 하나인 초정리.
광천수를 뎁히지 않은 상태라서 처음에 몸을 담그었을때는 꽤 차갑지만,
조금만 버티고 있으면 몇분이내 온몸에 기포가 달라붙으며 피부가 화끈화끈 반응을 해서 몸으로 느껴지는 한기는 한결 덜해진다. 얼굴을 담그고 있으면 특히 더 따끔거린다.

나의 경우 소양증으로 인해서 온몸이 울긋불긋해진 상태라 다른사람에게 혐오감을 줄까봐 걱정이 좀 되긴했지만, 전염성 피부병도 아니고, 제발 어떻게좀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탄산수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온몸이 따끔따끔거리면서 피부가 심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냉탕 온탕을 번갈아 가면서 3시간여를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왔고, 그 며칠후 정말 거짓말같이 소양증이 나은것이다.

온전히 초정리광천수의 효과만으로 소양증이 나은것인지,
꾸준하게 보습을 신경쓰고 음식을 가린것이 더불어 효과를 낸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며칠동안 꿈쩍않던 피부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나아진것은 정말 믿기지 않는 놀라운 체험이었다.


초정약수원탕 ( 043-213-6060 )
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 111-5



* 혹시나, 임신성소양증으로 고생하시는 그 어떤 임신부가 검색을 통해서 이글을 보게되어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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