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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선글라스와 라이트

시력이 심하게 나쁜 편은 아니라서 평상시에는 안경을 잘 안 쓰지만, 운전할 때 만큼은 안경을 꼭 쓰기 때문에 항상 차의 대시보드 위에 안경을 놓아둔다. 그런데 퇴근후 안경을 벗지 않은 채로 차에서 내려 집에 들어서는 때가 가끔씩 있다. 그러면 안경을 화장대 위에 벗어 놓고는 그 다음날 아침 안경 챙기는 것을 잊고 그냥 집을 나서기도 한다. 그럴 경우 나보다 1분 늦게 나오는 심슨군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 안경 좀 챙겨오라고 말하는 때도 있고 (심지어, 전화하려고 보니 마침 그 전날 핸드폰을 회사에다 놓고 와서 전화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그냥 안경을 집에다 둔 채로 출근할 때도 있다.
안경 없이 출근하는 날에는 선글라스를 쓰고 운전을 한다. 선글라스에는 내 시력에 맞는 도수를 넣었기 때문에 안경 역할을 한다. 그러나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 쓰는 선글라스가 아닌, 출근(더욱이 나의 진행방향은 해를 등지고 있다)할 때나 퇴근(해가 짧은 계절에는 퇴근시간이면 꽤 어둡다)할 때 쓰는 선글라스는 남들에게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안경이 없으므로 안전 운전을 위해서는 도수 있는 선글라스라도 써야한다는 당위성이 생긴다.

그런데!
차 안에 안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깜깜한 밤에 의도적으로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운전할 때가 종종 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빈번한 과속방지턱(그럼, 그거 없던 시절에는 다 과속차량에 치어죽었다는건가?) 부근에서, 또는 오르막길에서, 또는 평지에서 조차도, 가끔씩은 맞은편 차량의 강렬한 불빛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우가 있다. 일반 승용차에 비해서 차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SUV/RV 차량들은 빛의 각도 때문에 라이트가 조금 더 눈부시게 느껴지는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불법 개조하여 비규격 HID 전조등으로 튜닝한 개썅늠흐색히들의 차량을 만나게 되면 강렬한 불빛 자극에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력을 잃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몇번이나 경험하였다. (물론 직접적인 사고로 이어진적은 없었으나, 제 시야만 밝게 보겠다고 제 차만 멋져 보이겠다고 불법 전조등을 장착한 개썅색들을 보면, 그들의 눈에다가 똑같은 세기의 불빛을 18분 동안 쏘아주고 싶어진다.)
어쨌든, 그렇게 아찔한 경험에서 체득한 것은 밤길 운전에 선글라스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개썅색들의 불법 전조등을 만나더라도 순간적인 빛의 자극이 한결 덜하다.

그래서!
차 안에 안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깜깜한 밤에 의도적으로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운전할 때가 종종 있다.


약간의 단점으로는;;

비좁은 도로에서 맞닥뜨린 반대편의 운전자 혹은 지나가는 행인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야밤에 웬 선글라스? 미친거 아냐?'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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