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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인터넷 없이 1주일 지내기

나는 인터넷 중독이 아니라는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인터넷도 메신져도 없이 1주일(12/14~12/20)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1주일..은 영화일 뿐 아직은 내겐 아니었다.


2005-12-14-수

머리만 더 복잡해지게 만드는 책따위. 끊은지 오래였으나,,
인터넷도 안하는데 자투리 시간에 마땅히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책.
그리하야, 동네인근의 도서대여점을 찾으러, 눈보라속을 뚫고 방황하였으나
쉬이 눈에 띄지 않는다. 참다못해 심슨군에게 전화를 하여 따져물었다.

"대체! 이동네 근방에 책방은 어딧는거여..
내가 정말로, 집가까이에 책방만 있었으면, 그 집 책 모조리 다 읽었어! 알어?
"
"조용히 하면 안돼겠니?"

전화를 끊고 한참을 다시 헤매다 마침내 찾은 [책/비디오 대여점]
반갑기는 하였으나, 만화책 그리고 인터넷소설책만 있단다.
하는 수 없이 만화책을 대여해서 읽었다. 신지상지오의 '샌드위치' 1~3권



2005-12-15-목

만화책 대여는 1박2일이라고 해서, 전날 빌려읽었던 책도 반납할 겸
머리도 깎을겸 해서 또다시 저녁을 먹고 집을 나섰다.
동네 미용실에 들어서며 얼마냐고 물어보니 5천원이란다.. 와 싸다.

"그런데, 주부에요? 아가씨에요?"
"결혼.. 했는데요?"
"그럼, 천원 더 깎아줘야겠네"

나중에 심슨군은 내 머리를 보더니 이렇게 평가했다.

"거 참.. 4천원스럽게 깎아놨네.."

머리를 깎고나서 책을 반납하고 문흥미의 'THIS' 1~3권을 빌렸다.
WHITE에 연재되었던 담배를 소재로한 단편 연작시리즈의 단행본이다.
이책으로 '제 1회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다고도 한다. 읽을 만 하다.
근데, 예전에 정말로 골때리게 웃겼던 만화가의 이름이 문흥미 였던것 같아서 빌렸는데 아닌 듯 싶다.




2005-12-16-금

'THIS'를 반납하고 CGV대전에서 9:15 타임의 태풍을 보았다.
그냥 그런대로 그럭저럭 영화를 보고 있는데
옆자리에 앉은 놈이 자꾸 지애인에게 '영화 너무 재미없다'라며 한숨을 푹푹~쉰다.
재미없으면 지혼자 재미없고 말것이지 왜 다른 사람 다 들리게 떠들엇.
하며 멱살을 잡고 싶었지만,,,
"아저씨 빽 믿고, 삿대질 하고 싶으면 해도 돼지 뭐.."
"맘대로 해. 난, 너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껴"를 상기하며 참았다.



2005-12-17-토

동생과 함께 셋이서 술을 마셨다.
연말이라 모임이 많은지 어딜가나 사람이 미어터진다.
밤새워 술마시고 놀것같은 분위기 였으나, 내가 마신 술은 소주 1병, 양주 두세잔 정도..
그리고 동생집에서 복분자주를 마시며, 차분하게 훌라를 하였다.
나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그날도 역시 초반부에는 잘 따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집중력을 잃고 돈도 잃는다. 사실 너무 졸렸었다.
그런데 심슨군은 정말로 딱 1판인가 2판인가 먹고 계속 져서 판돈 5만원을 다 잃었다.
잃은 돈도 돈이지만 1,2판 먹은것을 무척이나 약올라했다.
그렇게 우리부부는 동생에게 도박사기를 당했다.


2005-12-18-일

동생네서 자고, 늦게늦게 일어나서
남들 점심먹을 시간에 아침을 먹고 집으로 오니 어머니가 안계신다..
수영복을 부랴부랴 챙겨서 수영장에 가서 5층 사우나에 계신 어머니를 찾았다.
1시간 정도면 다 끝난다고 해서, 우리는 그시간에 잽싸게 수영을 했다.
오랜만에 하는 수영이라 다리가 너무 뻐근했다.

내가 인터넷을 하지 않는 동안에 컴퓨터를 켤일이 없었는데,
심슨군이 일요일 컴퓨터를 켜보더니 완전 맛이간것 같다며,
원인은 VGA카드 때문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으니,
월요일 회사가서 회사PC의 VGA카드를 빼와서 집컴에 연결을 해보라고 한다.

"그럼. 이걸 빼서, 회사PC에 연결해보면 더 확실하게 알겠네?"
"...."


2005-12-19-월

집에서 가져온 VGA카드를 회사PC에 연결하고 부팅을 실행한 결과,
컴퓨터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지식인을 검색해보니 1.5V가 어쩌고 3V가 어쩌고해서
자칫하다가 VGA카드때문에 메인보드까지 맛이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럴수가.. 무식해서 용감한 짓을 해버린것이다..

컴퓨터 수리를 불렀다. 문제가 심각해보인다며 내 PC를 가져갔다..
보드도 보드지만 하드까지 완전히 맛이간것 같다고 한다.
아무래도 데이타 복구하는데에다 맡겨야 할것 같다고 한다.
절망적이다.. 내 자료들..

우리집의 컴퓨터는 수리전문가를 불러서 간단히 해결했다.
VGA카드에는 문제가 없고 다만 한번 더 같은 문제가 생기면 메인보드를 교체하란다.



2005-12-20-화.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맡긴곳에 전화를 걸었다.
하드까지 날릴뻔한걸 간신히 복구했다나 어쨌다나,,
하지만 아직은 불완전한 상태라서 결국은 포맷을 해야한다고..
아무튼 내게는 천만다행이었다..
일단 지금당장은 급하게 쓰던 보고서를 마무리 짓고나서,,
시간 좀 여유있을때, 데이타를 정리해서 모두 빽업받아놓고,
하드 포멧 후 C는 윈98, D는 윈XP을 새로 깔,, 셈이다.
졸 귀찮고 번거롭게 생겼다. -"-

"회사 컴퓨터는 다 고쳤냐?"

"도의적 책임이 느껴지면, 나한테 보상을 하등가.."

"난 회사컴퓨터의 VGA카드를 빼와서 집의 컴퓨터에 꽂아보랬지.
근데 니가 앞서가놓고 왜 나한테 그러냐..
"
"그럼 내가 그러겠다고 할때 나를 좀 말리지"
"나도 그렇게 될줄은 몰랐지"

하지만, 회사에다가는 나때문에 PC가 맛이갔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1주일..
뭐 꼭 인터넷 없이 보냈다한들, 인터넷 있시 보낸거랑 별반 다를것도 없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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